그날은 평소와 다르게 하늘이 희미하게 흐릿한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고, 그중 많은 이들이 손에 작은 종이 조각을 쥐고 있었다. 그 종이는, 바로 ‘괜찮아’라고 적힌 작은 메모였는데, 그 안에는 말 못 할 깊은 사연과 감정을 담고 있었다. 이곳은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찾는 ‘감정 박람회’였다. 밤이 깊어질수록, 거리 곳곳에는 기대와 두려움,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웃음과 한탄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특별한 날, 가장 눈길을 끈 건 바로 또 다른 감정을 잃어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바로 한 소년이 종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종이에는 ‘괜찮아’라는 적힌 글자와 함께, 그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 눈물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스며 있었다. 어느 날, 세상은 그에게 ‘괜찮아’라는 말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잊혀졌고, 그는 자신이 그리움과 희망, 용기와 외로움 속에서 잃어버린 감정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소년, 지민의 여정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도 각각의 이야기와 감정을 품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민은 작은 마을의 끝자락, 오랜 세월 동안 인간적 감성이 스며들던 작은 광장에서 우연히 눈에 띄었던 기이한 표지판을 발견했다. ‘잃어버린 감정을 찾아주는 박람회’라는 문구는 그에게 무심코 끌림을 주었고, 그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각기 다른 색의 가랜드와 표지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잃거나,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찾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며, 그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작은 소년, 지민이었다. 그의 눈은 웅크린 채로, 조심스럽게 ‘괜찮아’라는 종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 순간, 박람회 주최자인 마법사 로이와 유리라는 현명한 여자가 다가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종이를 손에 쥐고 있다는 건,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몰라. 마음속의 감정을 찾고 싶지 않니?” 그 말에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목소리는 떨리면서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응답했다. “네, 저는… 제가 느꼈던 것들을 다시 찾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로이와 유리의 미소는 따뜻했고, 그들은 지민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이 감정의 미로, 용기의 부스, 그리고 그리움의 미로 등 다양한 감정을 되찾기 위한 특별한 구간들로 이 박람회를 구성해 놓았었다. 각 공간마다 신비한 풍경과 함께, 참가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잃거나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마법들이 깃들어 있었다. 지민은 용기의 부스에서부터 시작했다. 그곳은 무한한 가능성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장소였다. 영롱한 빛의 울림이 그의 심장을 흔들며, 자신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얼마나 진실되게 살아왔는지 차츰 알아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진짜 목표는 그리움의 미로였다. 가는 길마다 기억의 조각들이 흩어졌고, 누구도 찾기 어려운 감정들이 그의 마음속에 잔잔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움은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던 내면의 상처를 들춰내며, 누구나 한번쯤은 잃어버린 존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었다. 이 과정에서 지민은 자신이 실제로 잃어버린 감정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점차 깨달아갔다. “괜찮아”라는 말이 무겁게 들리던 그 순간, 그는 그 말이 감정이 아니라 안심과 위로의 메시지임을 느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감싸는 따뜻한 포옹 같은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지민의 감정이었고, 잃어버린 ‘진실된 자아’의 흔적이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박람회의 모든 공간을 돌아본 후, 그는 마침내 자신의 내면에 깊이 숨겨진 감정을 발견했고, 그 감정들이 다시금 온전한 모습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새로운 한 줄기를 마음속에 새겼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 감정이 다시 살아날 날이 오리라.” 그와 함께 박람회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감정 속에서 숨겨진 이야기와 미묘한 감정을 찾으며,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시작의 서막을 알리며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