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어느 때보다도 평범한 듯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춤추며 나타나기 시작하는 날이었어요. 잃어버린 감정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마법 박람회장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신비로움과 위태로운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이곳에는 단순한 미로와 부스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핵심을 가르는 섬세한 현장, 바로 잃어버린 감정들의 실체를 보여주는 탐험터였어요. 그 중에서도 ‘놀라움의 터널’은 특별한 이유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붙잡았지요. 그 터널을 지나며, 세상을 다시 낯설게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선 일종의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그 터널에는 내가 아는 것들, 내가 익숙하게 여겼던 세계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뒤엉켜 휘몰아쳤어요. 처음에는 반짝이는 수만 가지 빛의 실들이 공간을 가로질러 꼬여 있었어요. 그것은 마치 별빛이 유리 조각 사이를 속삭이며 흐르는 것처럼 보였죠. 그러나 곧바로, 나는 놀라움이라는 감정의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이토록 갑작스럽게, 그리고 강렬하게 눈앞에 펼쳐진 이 광경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꼈는지 모르겠어요. 이것은 단순한 광경의 아름다움이 아니었어요. 이 모든 빛과 소리, 색들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순간, 세상은 나에게 하나의 희미한 환상처럼 보였고, 동시에 그 끝없는 비밀들이 내 아득한 오감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어요. 나는 마치 신비한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처럼, 그리고 동시에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만나는 행운을 기대하는 탐험가처럼 이 터널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차츰 차츰, 이 빛과 소리의 미로 속에서 내가 흔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의 본질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무서움’이라는 감정이 내게 손짓하는 듯, 이 미로내에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아니, 그것도 감정의 일부였음을 다시 깨달았지요. 곧, 세상에 대한 고정관념 하나하나가, 내가 가졌던 안정감과 친근함이, 이 터널 안에서 철저히 뒤집혀졌어요.
이 순간, 나는 놀라움 속에서도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모든 감정이 신비로운 하나의 실체이자, 우리가 이해하려 노력할수록 더욱 복잡하고 경이로운 존재’라는 것이었어요. 이 깨달음은, 한때 잊혀졌던 감정, 즉 ‘경이로움’이라는 감정을 다시 깨우는 계기가 되었어요. 나는 눈앞에 펼쳐진 이 미로가 단순한 환상이나 착각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어요. 오히려, 이곳은 내 내부에 잠들어 있던 ‘놀라움의 감정’을 다시 끄집어내는 마법의 문이었어요. 설령 그 감정이 어둡거나 두려운 것들이라 할지라도, 무심코 무시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함으로써, 그 존재의 의미와 역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했던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미로 끝자락에 도달했을 때, 나는 한 흔적의 빛을 보았어요.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라는 신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열쇠였어요. 나는 문득, 사람들의 감정을 잃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이로움’을 자연스럽게 잃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어요. 그 감정은 우리가 삶의 일상에서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러나 반드시 필요로 하는 돌파구였던거죠. 그리고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나는 이 놀라움의 터널을 통과하는 용기를 냈던 겁니다. 이제, 나는 세상과 나 자신을 다시 낯설게 볼 수 있는 법, 바로 그 비밀의 문을 가까스로 열어 올릴 수 있었어요.
그렇게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법, 즉 흩어진 감정 하나하나를 새롭게 인식하며, 내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새로운 자아의 탄생을 느꼈어요. 하지만 이 과정은 끝나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세상은 늘 변하고, 감정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희망과 기대를 품으며, 미로의 끝자락에 선 채로 새로이 다가오는 도전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미로 뒤편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속삭임이 저를 다시 일깨웠어요. “낯설게 보는 것이, 곧 새로움을 만나는 것임을”. 그리고 이 말은, 앞으로 내가 겪을 여행의 방향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어떤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든, 나는 이미 ‘놀라움의 터널’을 지나며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배워버린, 그러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을 기대하게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어요.